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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박광배 시집 <서천 가는 길> - 도서출판 상상인

2024.09.06


 

서천 가는 길

 

박광배 시집

상상인 시인선 058 | 2024년 8월 29일 발간 | 정가 12,000원 | 128*205 | 156쪽 
ISBN 979-11-93093-61-0(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572-96-00959호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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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향은 잃게 마련이고 그리움은 더욱 사무치는 것이지만 근대시의 역사에서 정지용이 언급한 이래로 고향 상실의 모티브는 확대 재생산되다가 급기야는 상투화되었지만 고향에 대한 상념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가진 숙명인 불완전함, 결핍, 미성숙,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고 혹은 도무지 모르겠는 자기 존재와 존재의 정당성을 납득치 못하는 답답함에서 발로한 소이연所以然이 아니었을까?

귀신과 도깨비, 조상님들과 우주인의 존재는 과거로부터 현신現身한 미완未完의 사자使者로서, 불안한 삶을 사는 현재의 사람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교신을 보내온다. 하지만 누구나 다 거기에 응답하는 것은 아닌 것이, 홀려 살거나 들떠 살거나 정신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에 극소수의 결핍된 삶을 사는 사람들만이 신호를 받고 제 나름의 언어와 말투로 발신하는 사정이 그러했을 것이다. 

시인의 시적 화자는 무격巫覡 소리꾼의 빙의憑依를 복화술複話術로 발화함으로써 외계 존재의 육성과 자신의 목소리를 뒤섞어 여러 갈래의 목소리를 개별화하여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한다. 두 목소리의 분별과 혼합은 외계의 사정은 소리대로 살리면서 화자의 줏대와 역사의식, 시적 기율을 보여준다. 

_전상기(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덧붙이는 말]

스무 살 무렵, 어디 박혀 월급 받아먹으며 살 천성은 못 되더란 걸 익히 알겠어서 글 써서 먹고 살리라 마음먹었으나 역마살이 가냥 안 뒀는지 막노동판을 싸돌았다. 거기다 속 불을 못 다스려 소리에 미쳐 또 한세월 묵새겼다. 어지저지 여자가 생기니 새끼가 따라 나오더라. 시절이 또 난리라 정신 못 차리다 예까지 왔다. 급히 낸 풍신 난 시집이 한 권뿐. 이제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 생각하니 마음만 급해져 세상에서 내 가진 유일한 기술, 시 쓰는 짓거리로 들은 이야기, 몸으로 때운 이야기 중 만사 제치고 우선 고향 이야기부터 남긴다. 쓰다 쓰다 하늘이 부르면 가는 것이고 시 나부랭이가 다 되어도 안 부르면 맘먹은 희곡과 대본 한두 권 남기면 좋고. 헌데 사방이 저리는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눈앞에 환하던 기억마저 띄엄거린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떠올리려 용을 써도 게으름뱅이에게 하늘은 한 치의 용인이 없더라. 불쌍한 건 처자식이요 죄송한 건 돌아가신 어르신들이다. 평생 괴롭힌 시 귀신이야 어디서 굶어 뒈지라지. 이제 거의 돌아가셨다. 어디에 여쭐 수 없이 기억을 쥐어짠 기록이다. 시의 형식을 빌렸으나 시인지 모르겠다. 그런 시절도 있었더라 자손께 전하는 절실함이다. 내가 아는 만큼 썼다. 
-우이천가에서 박광배.

해설 _ 충청도(인)의 줏대와 호흡, 말투의 능청스런 웃음의 맛 _135
전상기(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박광배
1959년 충남 서천 출생. 
1984년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시선집 『시여 무기여』에 「용평리조트」 외 1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나는 둥그런 게 좋다』『서천 가는 길』이 있다.

 

duegip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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