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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인 시인선 088 | 2025년 10월 18일 발간 | 정가 12,000원 | 128*205 | 168쪽 ISBN 979-11-7490-017-3(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572-96-00959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Fax. 02 747 1877 | E-mail. ssaangin@hanmail.net 장상옥의 시집은 화려한 장식이나 관념의 고지대가 아니라, 손끝과 발목, 목울대와 허리처럼 생활의 말단부터 세계를 탐사하는 시집이다. 이 시집의 첫 작품인 「시작매듭」은 바느질의 첫 매듭을 삶의 수행으로 치환한다. 옹골진 첫 매듭이 있어야 박음질도 홈질도 곧게 나아간다. 터진 주머니 앞에서 ‘날것, 들것’을 가늠하는 일은 곧 삶의 무게 배분을 배우는 일이다. 매듭을 지을 자리를 안다는 것은 곧 “시작할 때를 안다”는 선언으로 귀결된다. 시인은 시작을 의지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조심스레 맺고 고이는 작은 동작들로 번안한다. 일상의 도道는 이렇게 손의 기술과 몸의 기억 속에서 자라난다. 그 도는 들에서 더 분명해진다. 「우두둑, 밭매기」는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라는 어머니의 말이 한낮보다 뜨겁게 맺히는 장면으로, 노동의 지혜를 눈앞에 펼친다. 여기서 지혜는 정답이나 교리가 아니라, 반복과 체험을 통해 맞아지는 각도의 문제, 곧 한 걸음을 어디에 딛느냐의 문제로 전환된다. 자연과 더불어 ‘올바르게 비추는 것’에 관한 시의 사유는 「귀들이 돌아오는 강가」에서 정점에 이른다. “제대로 비추는 것은 길을 묻지 않는다”는 문장은 이 시집이 시간과 장소를 대하는 태도를 통째로 가리킨다. 장상옥의 시들에는 사라지고 없어진 것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의 정서가 깔려있다. 그 애도의 감각은 「속초에서」라는 시에서 빛난다. “떠난 사람 벗고 간 짐”을 남은 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의 이유로 전환하는지를, 먼바다와 부엌의 햇빛 먼지 사이에서 보여준다. 기억을 ‘털어내다 보면 어느새 가득 차는 빈자리’라는 역설적 정동은, 상실의 공백을 비워내는 행위가 곧 충만의 다른 이름이 됨을 알려준다. 시인의 애도는 울음의 과잉이 아니라 생활의 지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밤이 깊지도 않고 새벽이 왔다”는 책의 제목을 담고 있는 「하지」는 이 애도의 정서가 아주 세련된 시적 표현으로 잘 그려져 있다. 시적 화자는 유난한 햇볕에 빨래를 널고, 손의 거칠음과 유리에 비친 내 얼굴에서 급작스런 노화를 훑는다. 그럼에도 그는 멀리 있는 친구의 소식을 그리워하며 “부칠 수 없는 편지”를 쓴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이 시집의 애도는 장식적인 비감이 아니라, 구체적 실체를 기억하고 더듬는 데서 나온다. 그 구체는 「벽제, 목소리만 남았네」에서 기술의 언어와 상례의 시간표로 들어온다. 전광판의 번호, 시작과 종료 시각, ‘투명하고 정확하게’ 타오르는 절차 속에서 영정은 “아무것도 모른 체 웃”는다. 이런 구체성의 환기를 통해 시인은 우리의 상실감을 위로한다. 위로의 언어는 「숨은 그림」과 「배롱나무 아래서」에서 조용히 퍼진다. 아직 확인하지 않은 작은 그림을 다시 보게 하는 권유, 배롱나무 그늘의 통나무 의자가 허락하는 잠시의 체류, 즉 크게 울지 않고 자리를 내어주는 방식의 위로이다. 이 시집 『밤이 깊지도 않고 새벽이 왔다』는 상실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생활의 교본이다. 강가에 서면 귀들이 돌아오고, 포장마차의 하얀 김 사이에서 낯선 얼굴을 알아보고, 전광판의 번호표 틈에서 꺼지지 않는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의 언어는 일상의 물성과 기억의 온도를 바늘처럼 뾰족하게 세워, 우리에게 묻지 않고 우리를 비추고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한다. 제대로 비추는 것은 길을 묻지 않는다는, 그 오래된 진실을 한 권의 시집으로 다시 확인하는 시간, 바로 그 시간이야말로 이 책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새벽이다.
수십 년 살아오며 수십 년 시 옆에 있으면서 정작 시인으로 살아오지 못해 시로 살아오지 못해 시집 한 권 꾸리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렇게 살아온 것도 나이고 그렇게 살아온 것도 다른 모양의 시라는 생각이 들어 집을 하나 마련해 주기로 했다 어찌 보면 그 시들은 나를 살게 해 주는 힘이었다 상처 없는 바람이 없듯이 소중하지 않은 생이 없듯이 아득했던 날들을 걸어 여기에 와 있다 생을 지나며 지친 이들에게 부디 위로가 되길 따뜻한 길이 되길 나 또한 시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를 바라며…
장상옥 · 한국문화예술대학 졸업 ·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 한국방송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 『자유문학』 제10회 신인상 당선 · 서울예술대학 <예술의 빛>상 수상 · 시집 『밤이 깊지도 않고 새벽이 왔다』 · 풀무문학동인 sangok03@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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