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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김미경 동시집 <반딧불이 도서관에는 요정이 산다> -도서출판 상상인-

2025.09.05

 

 

 

김미경 동시집 <반딧불이 도서관에는 요정이 산다​>


상상아 동시집 | 2025년 8월 22일 발간 | 정가 13,000원 | 152*210 | 112쪽  

ISBN 979-11-990302-2-0(73810)
동시 김미경 | 그림 박 인 | 표지디자인 최혜원 | 펴낸곳 아동출판 상상아 |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74길 29, 904호 | 등록번호 848–90–01737호 | 등록일자  2021년 12월 1일 |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 Fax 02 747 1877 | E-mail sangsanga21@daum.net

* 이 책은 충청북도, 충북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발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되었습니다.

 

[동시집 소개]

김미경의 동시집 『반딧불이 도서관에는 요정이 산다』는 밤이 되면 작은 불빛을 켜고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데려가는 반딧불이처럼, 동심의 시선으로 세상을 환히 비추는 시들의 모음이다. 이 책의 시들은 자연과 사물, 친구와 가족들, 기쁨과 근심을 아이의 언어로 부드럽게 만지며, 서로 함께 하는 즐거움과 동심이 꿈꾸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동시에 이 시집은 어른들이 읽고 잃어버린 순수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매우 드문 통로이기도 하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동심의 순수한 시선이다. 「친구야 너무 반가워!」에서 천둥과 번개는 “비 오는 날만 만날 수 있는/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이”다. 자연현상은 과학적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우르르 쾅쾅’ 달려오고 ‘번쩍번쩍’ 폭죽을 터뜨리는 친구이다. 이 순수한 시선은 서로 함께하는 즐거움으로 확장된다. “도서관에서는 모두 공주래요”라는 선언은, 책을 매개로 서로를 존중하는 공동체의 탄생을 뜻한다. 읽는 행위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함께 읽을 때 더 커지는 기쁨임을 아이들이 먼저 보여준다. 이 연대의 감각은 표제작인 「반딧불이 도서관에 요정이 산다」에서 극대화된다. 이 시에서 도서관은 단순한 책 보관소가 아니라, 상상과 기억, 우정과 배움이 함께 호흡하는 생태계다.
그 생태계의 토양은 자연 속에서 배우기다. 「귓속말 소식」의 꽃은 봄을 알리고, 아이는 “새끼손톱만 한/앙증맞은 눈빛”으로 그 소식을 받아쓴다. 식물의 생애와 계절의 리듬이 언어보다 먼저 몸으로 다가오는 경험이다. 「옥상 텃밭」에서는 더 구체적인 배움이 벌어진다. 낮에 피는 호박, 저녁에 피는 박 그리고 그것을 어린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여 자연의 다양성과 생태의 원리를 유쾌하게 체득하게 한다. 
동시집 전편을 일관하는 또 하나의 결은 동심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이다. 「달콤 사르르 눈꽃사탕」에서 눈은 “가지마다 솜사탕”이 되어 아이들을 기다리고, “해님이 먹기 전에” 얼른 먹으라고 재촉한다. 아이의 행복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눈앞에서 녹아내리는 순간을 붙잡는 능력에 있다. 겨울바람이 해님을 막아주는 장면은, 행복을 길게 붙잡아보려는 작은 연대의 상상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 시집이 마냥 환한 톤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주근깨 사과」에서 화자인 ‘나’는 시장 좌판에 앉은 “주근깨투성이” 사과가 된다. 이 시에서는 결핍과 돌봄의 의미를 아이의 눈으로 응시하게 한다. 같은 맥락에서 「할아버지네 아파트」의 금 간 벽은 “반창고투성”이 되어 버틴다. 노후한 건물에 대한 연민의 감각은, 세계를 수리하고 봉합하려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대변해 준다. 
언어 표현 차원에서 보면, 이 시집은 의성·의태어와 반복,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진 낭송의 묘미를 구현한다. “우르르 쾅쾅”, “반짝반짝”, “사르르 사르르”, “쑤욱 쑤욱” 같은 소리는 의미에 앞서 감각을 먼저 열어준다. 반복은 리듬을 만들고, 리듬은 감정을 싣고, 감정은 사유를 부른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른 독자에게도 분명히 권할 수 있는 시집이다.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설명과 논리를 배웠지만, 그 과정에서 세계를 향한 첫 감각의 떨림—소리, 빛, 촉감, 리듬—을 잃어버리곤 한다. 김미경의 동시는 그 감각의 문을 다시 열어준다. 아이가 잠든 밤, “반딧불이 꽁무니”를 따라 도서관의 책들이 일어나는 광경을 떠올려보라. 그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마음의 상태가 바로 순수다. 이 시집은 어른에게도 그런 순수가 아직 작동한다는 사실을 다정하게 증명한다.

[시인의 말]

반딧불이들에게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자작나무 숲속으로 아침마다 출근합니다. 창문을 열면 바람이 먼저 들어와 자작나무 속살에 간지럼을 태웁니다. 복도에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던 친구들이 자작나무 숲길을 쉴 새 없이 헤치며, 자작나무 수피와 잎사귀를 쪼아대는 동고비가 됩니다. 휘리리리릿 휘리리리리릿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 이런 친구들을 매일매일 만난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입니다.

시끌벅적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도서관의 불을 끄고 나오면 저 많은 책, 어둠이 내리는 깊은 밤에 무엇을 할까? 궁금했습니다. 자작나무 숲속의 반딧불이 도서관에는 요정이 살지 않을까?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흔한 남매가 기지개를 켜고, 엉덩이 탐정이 살아나고, 브리태니커 사전도 당당하게 일어서고, 그림 없는 두꺼운 책이 춤을 추고, 호랑나비가 날아다니고, 도마뱀이 기어 나오고, 거미가 줄을 타는 밤, 해가 뜨면 사라지는 반딧불이 도서관에 우리는 언제 초대되어 갈 수 있을까요? 
쉿! 비밀이지만, 우리 친구들에게만 살짝 힌트를 줄게요. 반딧불이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서 읽으면 책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답니다.

우리, 요정이 사는 반딧불이 도서관에서 만날까요?

아 참! 요정님들이 우리 친구들한테 동시집을 읽게 해주고 싶다며 정말 많이 도와줬습니다. 동시를 쓸 수 있게 항상 응원해 주시고 뒤표지 글까지 써주신 김경구 요정님과, 반딧불이 도서관의 많은 책에 날개를 달 수 있게 그림을 그려주신 박인 요정님, 동시집이 나올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신 아동출판 상상아 요정님들! 반딧불이 친구들과 함께 온몸으로 밝힌 빛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8월 
김미경

 

[저자 약력]

동시 김미경


충북 단양에서 태어났습니다. 2002년 『문학공간』 등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동시집 『반딧불이 도서관에는 요정이 산다』. 시집 『내 안의 노을』 『그녀를 동백이라고 적는다』 『사서의 페이지』를 펴냈고,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 사서가 되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jjmk99@hanmail.net


그림  박 인
 
<화울> 회원으로 그동안 수채화 전시회와 동시집 삽화에 참여했습니다. 따듯한 그림을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 동시집 『뿌지직! 똥 탐험대』 『주사위의 달콤한 소망』 『반딧불이 도서관에는 요정이 산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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